Rome.Season.I.2005.XviD.AC3.EP01-WAF

도둑맞은 독수리

마지막 왕이 도시에서
쫓겨난지 4백년

로마 공화정은
많은 국가들을 지배했으나

정작 그 자신은
지배하지 못했다

도시는 평민과
귀족 간의 반목으로

끊임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있었고

군인 출신의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와
줄리어스 시저는

균등하게 권력을 쥐고
도시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때는 폼페이우스가 둘 중에
더 강한 권력자로 인정됐지만

폼페이우스가 로마의 평온을
책임지던 최근 8년 동안

시저는 갈리아 정복을 위한
전쟁에 나섰고

그 결과 전례없는
부와 민심을 얻게 됐다

권력이 이동하기 시작하자
귀족 계급은 두려워하게 된다

시저는 귀족 출신이지만
평민들의 편에 서 있다

군대와 돈을 소유한 귀족이
민심까지 얻는다면

왕의 자리를 꿈꿀지도
모르는 일이다

풀로, 이탈하지마

풀로, 일렬 대형이다!

방패로 날 엄호해라!

진열로 돌아가
이 술 취한 바보놈

다시 대열을 갖춰라!

'시저의 갈리아 진영
기원전 52년'

타이투스 풀로는
제 13군단의 영웅이지만

지금 그의 꼴을 봐라

법은 그 누구도
봐주지 않는다

그는 신성모독죄를 범했고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법을 어기면 그 누구라도
이런 벌에 처해질 것이다

싸우거나 술을 마시면
태형에 처해지고

절도범은
교살형에 처해지며

탈영병은 십자가에
못 박을 것이다

벌써 끝났나?
막 좋아지려는 참이었는데

이 자는...

켈트의 아들
베르생제토릭스

아르베르니 족의 수장

알레시아 반군들의
사령관이자

모든 갈리아인들의
왕입니다

어찌 하시겠습니까?

- 시저!
- 시저!

이봐

이봐, 무슨 일이야?

어이, 내 말 안 들려!

망할 후레자식들 같으니!

갈리아의 수장이
시저께 항복했어

전쟁이 끝난 거야

그런 말 하지마

병사들은 이틀간 마을을 약탈해서
전리품을 챙길 허가를 받았어

다들 부자가 되겠지

그런데 난 여기 갇혀서
이게 뭐야! 이봐!

얼른 들어가

4백 데나리? 제정신이오?

기본 가격이죠

기술있는 놈이나 애 낳을 수 있는
여자는 값을 더 쳐주겠소

폼페이우스께서
보내신 겁니다

기본 가격을
8백 정도로 합시다

절친한 친구이자 동지 가이우스여
슬픈 소식이 있네

용서해줘요

그럼, 용서하고 말고

- 제 노예들을 잘 돌봐주세요
- 그래

- 제 아버지도요
- 그래

키스해줘요

당신 머리...

우스꽝스럽네요

이놈들은 형편없는
농부들이 아니라고요

- 갈리아의 최상급이란 말이오
- 노예가 넘쳐나잖소

- 거저 준대도 안 팔리는...
- 7백으로 하세

- 마살리아까지 데려가서요?
- 나 원!

좋아, 세부사항은
자네가 알아서 해

거머리 같은 놈들이
값을 잘 쳐줬나 모르겠군요

적당히 받았어

로마에서 온 소식인가요?

폼페이우스의 서신이다

내 딸 율리아가
출산 중에 숨졌다는군

심히 유감입니다

아이는요?

딸이었다는군
사산이야

폼페이우스가 새 부인을
필요로 하겠군

시저! 시저!

'폼페이우스'

갈리아에서 시저의
전리품이 또 왔습니다

시저! 시저! 시저!

평민들은 기쁘면
끔찍한 소리를 내는군

이건 차라리 음악이오

시저가 귀족의 피를 원한다고
부추길 때까지 기다리시오

그때야말로 끔찍한
소리를 지를 거요

마리우스 돌라벨라의
저택에서 납치됐거나

도망친 여자 노예를 찾아주면
후한 포상금을 준다고 한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와
줄리어스 시저의 비호 아래

원로원 회의가
내일 열린다

명심하라, 소란은
용납되지 않는다

네, 팔메리아에서 왔죠

아주 좋았다, 티몬

오늘은 종마 두마리가
로마에 왔군

그렇군요
미처 못 알아차렸네요

- 말을 원하셨던 거군요
- 그래

우울해 할 건 없어
나도 꽤 좋았으니까

난 키 작고 염소 같은
사내들에게

묘하게 끌리더라고

숨지마라, 옥타비아누스
이리 오렴

바보처럼 굴지 말고
이리 오라니까

말을 한마리 샀단다

그러셨어요?

모든 면에서
로마 최고의 말이지

저도 기쁘네요

네 종조부께 드릴 거다

네가 그 말을 끌고
갈리아로 가서

직접 전해드려라

- 왜요?
- 삼촌이 로마에 오시면

모두들 선물을 바칠 테니
우리가 선수를 쳐야지

당분간은
못 오실 것 같은데요

원로원이 적의를 품고 있고
법적으로도...

법 얘기는 그만 해라
얼마나 따분한지

- 갈리아까지는 꽤 먼데요
- 바로 그거야

어린 나이에 목숨 걸고 사랑하는
종조부님을 찾아가는 거다

훌륭한 백색 종마를 타고
혼자서 시저의 진영으로 가라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거야

- 혼자서요?
- 노예들이 따라갈 테니

전혀 위험하지 않아

그래주면 이 엄마는
뿌듯하고 기쁠 거다

카토, 말씀하시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당신의 벗이자
공동 집정관인

비너스의 아들
시저에 대한 질문이 있소

왜 그의 자리가 비어 있소?

왜 귀국하지 않는 겁니까?
불법적인 전쟁은 끝났잖소

갈리아는
오래 전에 항복했소

그런데도 왜
우리의 병사들을

그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려보내지 않는 거요?

지난 8년간 시저는

굶주린 늑대처럼

갈리아의 피로
배를 채웠소

덕분에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소

- 이유가 뭐겠소?
- 앉으시오!

왜 평민들에게 경주, 검투와
연회를 베풀어 주는 것이오?

왜 지조도 절개도 없는

어리석은 원로원 의원들의
빚을 청산해주는 거요?

이유가 뭐요?

내가 그 이유를 말해주겠소

왕관을 사려는 수작이오

그는 공화정을 파괴하고

폭군이 되어
로마를 통치하려 하오

그게 이유요!

그러므로 본인은

시저의 갈리아 총독직을
즉각 박탈할 것과

그의 군대를 해산시키고
그를 로마로 소환하여

불법 전쟁과 절도, 매수와
반역 혐의에 대해서

해명하도록 할 것을
요구합니다!

잘 들었소, 카토

늘 그렇듯 활기와 기백이
넘치는 웅변이구려

시저가...

민중에게 관대했던 건
나만큼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오

로마를 지배하는 건 민중이지
당신네 귀족들이 아니오

귀족이 아니라 폼페이우스의
군대가 지배하는 거겠죠

모두가 쓸데없이 시간낭비
하는 일을 막기 위해

내 집정관으로서의
거부권을 행사하겠소

- 좋소!
- 나는...

- 나는...
- 조용하시오!

애들처럼 굴지 말고
집정관의 말을 들어봅시다

고맙소, 키케로

- 나는...
- 하지만

내가 몇 마디
먼저 해도 되겠습니까?

굶주린 늑대와
맞닥뜨리게 되면

카토의 주장처럼
늑대를 자극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폼페이우스의 주장처럼
짐승을 친구로 생각하고

손을 내미는 것도
역시 어리석은 짓이오

나무 위로 도망이라도
가자는 거요?

시저는 신성한 맹세로
나와 뜻을 같이 한 형제요

난 그를 잘 알고 있소
그는 내 친구이자

이 공화정의
충실한 아들이오

그에 반대되는
증거가 없는 이상

난 그에게 등을
돌리지 않겠소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나의 친구여, 잘 만났소

스키피오, 카토

당신들이 연극을
좋아할 줄은 몰랐소

내 딸 코넬리아 아시지요?

카레에서 전사한
푸블리우스의 미망인이죠

코넬리아, 당신의 부군은
훌륭한 로마인이었소

감사합니다

아버지, 여긴 제가
있을 곳이 못 되네요

무대에 음탕한
여자가 있습니다

몰랐구나

그럼 가야지

폼페이우스,
좋은 밤 되시오

괜찮다면 우리끼리
얘기를 하고 싶소만...

우리 귀족들만이나

당신의 군대만으론
시저를 막지 못하오

- 그만 하시오
- 당신은 그럴 마음이 없겠지만

혹시 그럴 마음이 생겨도
못할 거란 뜻이오

당신네 귀족들의
도움은 필요없소

내가 발만 굴러도
전체에서 군대가 일어날 거요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시저를 파리처럼

짓누를 수 있소

하지만 난 그럴 생각 없소

그를 부인하시오,
폼페이우스

시저와 인연을 끊으시오

우리와 손 잡으면
시저는 힘을 잃고 말 거요

진정한 권력자는
당신이지 않소

민중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도 당신이오

갈리아에서 오는
전리품이 떨어져도

사람들이 시저의 이름을
외칠 것 같소?

누구의 이름을 외치든
내가 신경쓸 것 같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없소

내게 공개적으로
친구를 배신하라는 말이군요

그럴 순 없소

잘 가시오

내 꼬마 동생

모두 잘 될 거야

멋지지 않니?

- 늠름한 군인이야
- 겁먹었어요

무슨 소리! 로마 남자는
절대로 겁내지 않아

엄마 곁을 떠나려니 슬퍼서 그러지
안 무섭지, 옥타비아누스?

물론 안 무섭겠지, 시간 없다
엄마한테 키스해줘

안드로스

저 애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네 자식들 눈알로 구슬을 만들겠다

리코, 말은...

별로 안 비쌌겠지?

죄송합니다만
벌써 팔렸습니다

- 아티아께서 사셨습니다
- 아티아?

갈리아로 보낸다더군요

시저에게 보내는
선물이랍니다

망할 놈!

그렇게 뭐든
다 가져야 하나?

자넨 어차피
갈리아로 갈 예정이니...

잘 하면 일석이조가
될 것 같군

- 어디 보자
- 못생긴 얼굴이 어디 가나요

아니다, 늠름하게 컸구나
브루투스

몇 년만이지?

- 5년이던가?
- 6년이죠

근사한데요

진짜 집 같네요

정말 유감입니다

따님 일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조의를 표합니다

그래, 모친은 잘 계신가?

여전하시죠

안부 전하라면서 왜 그동안
소식을 안 전했냐고 하시더군요

자네가 전해주면
그 문제는 해결되지

보낼 서신이 몇개 있거든

다시 말을 탈 수 있게
된다면 그렇게 하죠

갈리아가 이렇게
먼 줄은 몰랐습니다

브루투스, 이 친구

- 여기는 웬일로?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반갑군요

나르보에 사는 사촌을
만나고 오는 길이오

- 얼간이 사촌은 잘 있소?
- 그게...

실례, 지금 좀
급한 일이 있어서

금 반 달란트 정도가
필요합니다

- 그런가?
- 날 못 믿으시는 티가 나죠?

- 독수리 때문에요
- 그렇지, 스트라보

안토니우스에게
금 반 달란트를 내줘라

- 금 반 달란트
- 한푼도 더 주지 말고

네, 주인님

저 작자와 어떻게
같이 지내실 수 있죠?

싸움을 좋아하지

말이나 태도를 보면
천한 혈통 같아요

좀 천박한 면은 있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

독수리 얘긴 뭐죠?

내 황금 독수리가
도난 당했다

안 좋은 징조야

안 그래도 병사들은
집에 가고 싶어하던 중인데

이젠 거의 반란 직전이다

내 운이 다했다는
징조로 생각하고

어서 해산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별로 불만은
없어 보이던데요

밖으로 불만을 표하면
태형에 처하거든

브루투스...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옥타비아누스 도련님

금방 바지아에 도착합니다

허락없이 내 몸에
손대지 마라

물 줘

루시우스 보레누스

자넨 머리가 좋다지?

군단 사령관들이 그러더군

자네가 시저 총독님의
독수리 상을 찾아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찾겠나?

갈리아의 모든 부족에서
포로를 뽑아서는

누가 그 소재를 말할 때까지
한명씩 십자가에 못 박을 겁니다

그런 뒤 부하 두어명을 데리고
조용히 가서 훔쳐내겠죠

좋아, 내 생각과 같군

- 그렇게 해
- 네?

제 3군단에
고문 전담 부대가 있지만

원하면 자네 부하들을
써도 좋아

4분의 1달란트다
매수할 때 필요할 거야

- 요긴하게 써
- 알겠습니다

안돼! 제발 내려줘요!

제발 내려줘요!

내려주세요!
독수리 있는 곳을 알아요

- 말해
- 푸른 히스파니아 놈들

여기 와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는데

카두르치 쪽으로 갔어요
제발! 나 좀 내려줘요!

카두르치라...

운도 더럽게 없군

- 제발 내려줘요!
- 내려줘

포르쿨루스여

당신이 이런 상황에
맞는 신이라면...

날 좀 도와주십시오

이 문만 열어주신다면...

살찐 양 한마리를
바치겠습니다

그게 너무 비싸면
비둘기 6마리를 바칠게요

그건 약속 드립니다

보병 타이투스 풀로
일어나라

- 저 작자가 왜 왔죠?
- 넌 백부장이신

루시우스 보레누스의
휘하로 들어가게 된다

백부장 밑에서 임무를 다 하면
검투장에 안 나가도 돼

난 저런 자식 밑에서
섬길 생각 없소

고맙지만 난
여기 있겠수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장군께서
내리신 명령이다

시저님의 독수리 상을
찾아와야 해

나더러 시저의 독수리 상을
찾아오라고요?

- 브루투스?
- 어머니

집에 돌아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얼굴이 많이 탔구나

좀 군인 티가 나죠?

그래, 정말 그렇구나

- 네 사촌은 어떻던?
- 따분하지만 건강하죠

- 시저는?
- 누구요?

그러지 마라

잘 지내시니?
내 얘기 물어보던?

그랬었나?
기억이 안 나네요

안 물어보신 것 같아요

하지만 서신은
전하라셨죠

짓궂기는!

친애하는 세빌리아
연락 못한 것을 용서하시오

지난 몇달은 피와 흙으로
물들어 있었소

지인들에게 편지 쓸
시간조차 없었다오

깊은 애정과 함께 당신을
생각했다는 걸 의심치 마시오

당신과 단둘이 함께 있을
날을 고대하고 있소

"깊은 애정"

"단둘이 함께 있을 날을
고대하고 있소"

자기 부인에게도
이런 말을 할까요?

"애정"? 그게 뭐람?

"사랑"이란 말을
못 하는 거지

시저가 하프라도
켜주길 바라세요?

그분은 시인이 아니라
군인이시잖아요

곧 해가 지겠다

손님들이 도착할 거야

말 잘 타시는군요
나만큼은 타네요

풀로, 날 부를 땐
호칭을 똑바로 해

나만큼은 타네요, 대장님

난 타고났죠, 우리 아버진
우비아 사람이었을 겁니다

대장님은 어디서
말 타는 법을 배우셨소?

대답하기 싫으면 관둬요
말이나 해본 거니까

외가 식구들이
뮤티나에서 말을 길렀지

뮤티나?
레지움 근처요?

- 그래
- 좋은 곳이죠

이번 임무에
날 데려가줘서 고맙습니다

- 화해 방법으로는 좋네요
- 화해?

내가 말썽 일으킨 건
대장님 탓이잖아요

- 신경쓰지 마
- 절대 안 잊을게요

이 타이투스 풀로는
은혜를 안 잊는다고요

- 왜 비웃어요?
- 우리가 독수리 상을...

되찾을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13군단은 실패를 모른다"
몰라요?

거의 불가능해, 독수리 상은
어디에든 있을 수 있어

땅에 묻었던가, 녹혔던가
바다 밑에 있을지도 몰라

차라리 한밤중에
검은 개를 찾지

독수리를 못 찾는 것도
잃은 거나 같아

어차피 불명예를 안을 테니
자넬 선택했지

자넨 이미 불명예를 안고
사형을 선고 받았잖아

- 화해하자는 게 아니었어요?
- 자넨 이미 죽은 거나 같아

술 취한 바보 하나 죽는다고
군단에 피해가 가진 않아

내가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면

말 조심하는 게
좋을 거요, 대장님

어차피 잃을 것도 없는데

대장님을 토막내놓고
도망가지 못할 이유가 있겠소?

그럴 이유가 있냐고요?

13군단 병사로서의 명예가
충분한 이유가 못 되면

내 뛰어난 싸움 기술에
의지해야겠군

뛰어난 싸움 기술이라고요?
재미있네요

상상해봐요, 긴 머리는
여기까지 내려오고

수염도 부시시하고
냄새는 또 얼마나 나는지

날고기만 먹고
절대 씻는 법이 없죠

하지만 딱 하나
존경스러운 풍습이 있죠

정치적 논쟁이 생기면 일대 일로
죽을 때까지 싸워서 해결해요

- 아주 좋은 생각이군
- 그렇죠?

어머닌 항상 제게
정치를 하라고 하시죠

5백년에 걸친 우리 가문의
전통이자 임무지 않니

정치는 따분할 뿐이죠

로마의 원로원도
게르만 식으로 진행됐다면

저도 가서 볼 겁니다, 따분한
소송이나 끝없는 논쟁도 없겠죠

그냥 칼과 단검만
사용하는 거예요

- 훨씬 재미있을 테죠
- 브루투스, 얘기 좀 하지

말해보게
자넨 판단력이 뛰어나지

나의 친구 시저는
어떻던가?

글쎄요...

좀 안 좋아 보이시더군요

솔직히...
아주 많이 지치셨죠

- 사기가 떨어졌어요
- 시저가? 그럴 리가

독수리 상이
도난 당했거든요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나?

저도 모르죠, 그 일로
병사들이 난리가 났어요

평민들이 그런 걸 얼마나
신경쓰는지 아시잖아요

향수병에 폭동을 일으킬
조짐도 보여요

불만스러워 하는 병사들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폭동이라니?
그건 믿기 어렵군

상상이 되세요?

시저가 병사들에게
그 많은 걸 줬는데

이젠 병사들이 시저를 위해
싸우려 할지조차도 몰라요

하급 계층은 충성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니까요

오해하진 마십시오

당신께 한 말은 아닙니다
당신도 계급은 낮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하급 계층에겐
충성심이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이죠

실례합니다

나의 조카 보거라
너와 아이들이 건강하길 빈다

네게 부탁이 있다

규칙에 따르면 내가 폼페이우스에게
새 부인을 줘야 하는데

난 그곳을 떠난지
너무 오래되어서

우리 가족의 여자들 중
누가 괜찮을지 모르겠다

칼푸르니아에게
부탁할 수도 있지만

내 아내는 이런 쪽엔
보는 눈이 없단다

부탁이니 네가 보기에
가장 좋은

여자를 선택해서

나 대신 그에게 선사해다오

죄송합니다
생각 좀 하느라고요

시저에게서 나쁜 소식이
온 건 아니겠죠?

아니에요, 천만에요

- 정말 멋진 연회군요
- 고마워요

그 옷을 입은 당신만큼
멋지기야 하겠어요

옥타비아도
정말 아름답네요

제가 가꿔주려고
노력은 하죠

꼭 저렇게 구부정하게
선다니까요

옥타비아누스는
어디 있죠?

갈리아에 있어요

위대한 어머니 말씀이
아드님은 무사하실 거라고 하오

잘 됐군요

말해보렴
결혼 생활은 어떠니?

글라비우스는
좋은 사람이에요

놀랍구나, 난 너희들 사이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항상 그렇게
비꼬셔야겠어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예전에 좀 문제가
있긴 했어요

하지만 다 해결했어요

우린 서로 사랑한다고요

그렇다면 안된 일이구나

네가 소식을 들으면
기뻐할 줄 알았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시저 삼촌께서 너를...

폼페이우스와
결혼시키려고 하신다

- 시저 종조부가...
- 폼페이우스는 예의가 없지

하지만 잠자리 실력은
충분하다더라

넌 로마에서 제일 높은
여자가 되는 거야

물론 글라비우스와는 이혼해야지
가능한 빨리 말이야

안돼요, 전 남편을
사랑한다고요

네가 이혼하지 않겠다면
시저께서 직접

- 네 남편에게 이혼을 명할 거야
- 그이도 거절할걸요

그럼 죽음을 면치 못할걸
그렇게 되길 바라니?

종조부님이
그러실 리 없어요

8년 동안 갈리아에
계셨던 분이야

이젠 야수나 다름없다고

남자가 눈물을
보이는구나

눈물이라니

절 사랑하니까요

계집애 같은 남편은
아무 소용 없어

게다가 네 하인들은
왜 이 모양이니?

너무 잘 먹인 것 같구나

비소를 좀 더 발라줘, 가이아

표정 좀 밝게 지어보렴
옥타비아

- 우리 가족에게 좋은 일이야
- 난 상관 안 해요

세상에 너희 두 남매 편은
아무도 없다

- 강해져야 해
- 편이 없다뇨? 시저가...

시저는 갈리아에 계셔
폼페이우스는 여기에 있고

용기를 내라

파르티아인들이
좌측에서 공격해왔소

하지만 전선을 줄이는
흔한 전술 대신에...

예비 기병대를 보내
그들을 역습하게 했죠

멋져요, 마그누스
역시 대가예요

대가답지 않니, 옥타비아?

대가다우시군요

폼페이우스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제 딸이 보기 좋으세요?

그야 물론이오

그럼 말씀 드리죠

시저께서 영원한
우정의 징표로

이 아이를 당신 아내로
삼으라고 하십니다

- 글라비우스와 결혼했잖소?
- 이혼했어요

-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시겠죠
-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내가 어찌 저렇게
아름답고 귀한 신분의...

신부를 거절하겠소?

- 정말 과분한 선물입니다
- 잘 됐네요

물론 다음달에 율리아의
애도기간이 끝날 때까지

결혼식을
미뤄두는 게 좋겠소

물론이죠

하지만 약혼자로서의 특권은
언제든 누리셔도 좋습니다

지금이라도요

- 그럴 필요 없소이다
- 천만에요

옥타비아도
좋아할 겁니다

부끄러워 할 것 없다
우린 이제 한 가족이잖아요

브리타니아 여자들은
아주 거칠어요

사슴사냥하듯 쫓아가
잡아야 하죠

하긴 일단 눕히면
알아서 나긋나긋해지죠

자네는 여자밖에 모르나?

또 뭐가 있수?
하긴 음식도 있죠

대장님은 여자 싫어요?

물론 좋아하지

결혼도 했는걸

- 니오베란 아내가 있어
- 그렇군요

- 백부장도 결혼할 수 있나요?
- 특별한 경우였지

특별한 경우라고요?
정말 끝내주는...

여자분인가 보네요

맞아

못 본지도
꽤 되셨겠네요?

7년하고도 140일 됐지

힘들겠네요

행운을 빕니다
난 취향이 간단하죠

적들을 죽이고 황금을 뺏고
그 여인들을 범하는 게 좋수다

그걸로 끝이에요

왜 재미없게 한 여자한테
묶여서 살아요?

울거나 돈 요구하지 않는 여자를
마지막으로 안아본 게 언제지?

자네가 먼저 보초 서게
달이 중천에 뜨면 깨워

알았다고요

거기 서!

멈춰!

망할 놈들!

- 좋은 말도 아니었잖아요
- 우리 조상님들은 자마와

마그네시아에서 싸웠는데
지금 내 꼴이라니

어린 놈들한테
말이나 뺏기고...

저 말 좋네요

이보시오, 마르스
여기 좀 보시오

난 타이투스 풀로요
이놈들은 제물이고요

와줘서 천만다행이야

정말 고맙다

아무렴!

내 말 들어

당장 날 풀어다오

노예 말투가
그래선 곤란하지

난 노예가 아니다

난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다

- 줄리어스 시저의 종조카야
- 누구라고?

난 귀족 출신의
로마 시민이다

- 당장 이 줄을 끊어라
- 부탁한다고 해

부탁한다

날 도와준 것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을 것이다

말은 잘 하죠?

연기는 그럴 듯하네

날 시저한테 데려다줘
그럼 알게 될 거다

그럴 순 없어
명령을 따라야 하니까

- 무슨 명령?
- 시저의 독수리 상을 찾아야지

독수리 따위 상관 안 하셔
헛수고 하는 거야

독수리에 관심이 없다면
왜 우리를 보낸 거지?

찾는 척도 안 하면
이상해 보이겠지

- 잃어버리는 쪽이 유리해
- 어째서 유리하다는 거지?

폼페이우스는
철학자가 아니니까

상징적인 손실을
진짜 약함으로 보겠지

자세히 설명해봐

시저는 오랜 친구에게
선제공격 하고 싶지 않은 거야

폼페이우스가 먼저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거지

시저가 약하다고 생각해야
공격을 할 테니까

아냐, 두 분은
형제 같은 사이야

율리아가 죽으면서 두 사람의
진정한 관계는 끊어졌다

시저는 폼페이우스에게서
민중의 인기를 빼앗았어

폼페이우스에겐
소중한 재산이었지

싸움은 불가피해

풀로

푸른 히스파니아 놈들!

안녕하세요, 종조부님!

옥타비아누스?

폼페이우스의 부하군
내가 잘못 판단했어

날 배신할 줄은 몰랐는데
내게 등을 돌린 거야

그러면서 원로원에서는
총독님을 변호했죠

이런 걸 계략이라니
정말 한심한 친구지

싸움은 시작됐다

그럴 때도 됐죠

주노 여신이시여

"폼페이우스여"

"같이 보낸 남자는
자네 부하인 것 같군"

"전할 말이 있네"

"제 13군단에게 로마와 가까운
라벤나에서 겨울을 보내게 했네"

"그러니 내가 곧 자네를 만나
존경을 표할 수 있을 걸세"

모두 보시오
나의 새 아내 코넬리아요

네가 그렇게 통나무처럼

뻣뻣하게 있지 않고
애교라도 좀 떨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미안하다
홧김에 한 말이야

정치적인 이유로 거부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야

이젠 폼페이우스와 시저가
적이기 때문이지

코넬리아를
척 보면 모르겠니?

털 뽑아놓은
닭 같이 생겼잖아

글라비우스가 절 다시
받아줄지도 몰라요

그 사람은 없는 게 낫다

글라비우스보다 훨씬
좋은 남자를 찾아줄게

전 치욕을 당했어요

-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요!
- 헛소리!

폼페이우스 같은 평민이 너 같은
귀족에게 치욕을 줄 순 없어

안되지

바보 꼴이 된 건
바로 나야

- 내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고!
- 죽이고 싶어요

그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될 거다

폼페이우스가
후회할 날이 올 거야